정말 대단한 기세로 더웠던 2021년 여름
오래도록 기억을 남을 것 같다
더위도 더위지만 일거리가 풍년으로 널렸던 올해 여름은
쉬 잊히지 않을 느낌
귀촌한지 햇수로 7년
그동안은 직장 다닌다는 핑계로 농사일을 조금 적게 했었는데
올해부터 엄마도 직장을 나가게 되어,
농사일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
그 덕에 귀촌하고 가장 힘들고 고단한 올해 여름
도시에서는 찜질방에 가서도 도무지 땀이란 게 잘 나지 않았던 나인데
시골로 오고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땀구멍이 완전히 열렸다
그래서 이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후두둑후두룩
부끄러울 지경으로 떨어진다
나의 발코니 풍경은 속절없이 예쁘다
해가 뜨나, 해가 지는 모습 모두 너무나 멋지다
너무나 청량하고 맑은 하늘과
저 멀리 바다가 지평선 끝에 넘실거리고 이웃 섬마을에
높게 올라온 산도 훤이 보이는 우리 집 뷰~
여름꽃의 여왕은 아무래도 칸나와 채송화인 듯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붉고 멋진 꽃을 피어 올린 칸나
동쪽으로 해가 찬란히 떠오르는 아침
화단에 나가 풀을 뽑고, 시든 꽃들을 정리한다
동쪽으로 떠오르는 강렬한 햇볕이 내 침실 창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다
새들은 끝도 없이 지저귀고
찬란한 해가 떠오르는 시골의 평화로운 아침 풍경
고구마들은 긴 가뭄에 힘겨워하고 있지만 잘 버티고 있고
깻잎들도 당당하게 잘 자라고 있다
해가 질 무렵이면 늘 발코니에 나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노을이 하늘을 물들이는 시간,
같은 시간, 같은 하늘이지만 매일 다른 얼굴로 인사해 준다
해가 완전히 사라진 시간,
별님들이 놀러 나오 긴 아직 이른 시간인가 보다
내 웅장한 소나무와 남색 빛으로 변한 하늘이 기가 막히게 멋지다
방울토마토는 키가 어디까지 크려나~
사랑스러운 채송화들이 매일 인사해 주는 요즘
여름날의 시골 풍경
비록 너무나 덥고, 고된 노동으로 힘들지만
내 꽃들이 전해주는 위로,
내 손길로 자란 작물들이 자라는 모습에 행복하고
그 작물을 수확하는 기쁨은 커다란 보상이다
모든 것들이 감사함이다
땀을 흘려 가꾸고 돌본 나의 꽃과 나무, 작물들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하다
비록 지금 힘들고, 어렵고, 고달프지만
힘든 시간은 갈 것이고,
끝날 것 같지 않은 이 여름도 갈 것이다
힘든 시간이 지나면 마침내 평화로운 시간이 찾아올 것이고,
마구 쉬어도 되는 반가운 겨울도 올 것이다
불안하고 불편한 마음은 내려놓고
오늘도 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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