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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풍경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by 튼실 2021.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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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은 이상하리만큼 혹독하다
아니... 어쩌면 이상할게 없지
온갖 고된 노동과 땀으로 얼룩졌던 지난여름
혹독하고 가혹하게 느껴지던 이번 여름도 한 발 물러난 느낌이다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세상 평화롭기 그지없다
말고 파란 하늘과 정리되어 잘 자란 화초들
하지만 저런 풍경을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가
올여름 이른 새벽부터 아침까지 출근 전 몇 시간에 쏟아부은 땀방울들

 

 

 

 

나는 나란 사람이 45살에 이런 삶을 사고 있으리라 상상하지 못했다

막연하게 50살쯤 귀촌을 해야지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내 의도와 다르게 회사가 폐업을 하며 내 계획보다 훨씬 이른 39살에 귀촌을 하게 되었다

 

 

 

인생이 내 의도와 같게 흐르는 건 극히 드물다는 걸 몸소 체험했던 시간들

나는 왜 이 나이에 이곳에서 이렇게 땀을 흘리며 살고 있는 걸까

 

 

 

해 질 녘이며 이런 멋진 하늘로 나를 홀리는 풍경 때문일까?

 

 

 

짧고도 짧은 일몰의 시간 동안 하늘은 수십 가지 얼굴을 보여준다

찰나의 순간이 몇십 장의 사진으로 남는다

 

 

 

매일매일 같은 하늘과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

하지만 단 한 번도 같은 모습은 없다

 

 

 

 

수만 가지 표정으로 인사해주는 우리 집 조망

언제까지 이 풍경을 보고 살 수 있으려나

 

 

 

토종 능소화들은 꽃을 떨군 지 오래인데

미국 능소화는 아직도 축제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날씨가 너무나 가물다 보니

능소화 꽃의 세가 예년만 못하다

뭐든 다 태워 죽일 듯 연일 날은 뜨겁고, 비는 오지 않는다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데... 좀 골고루 나눠서 내려주라

이렇게 애타게 기다리는데 정작 필요할 때 안 오고,

나중에 가을걷이할 때쯤 정말 비가 필요 없을 때 퍼부을까 걱정

 

 

 

8월인데 이른 벼들은 벌써 이삭을 품고 고개를 숙인다

늦벼들은 아직 이삭을 품지 못했다

외출냥 우리 집 고양이는 어디에서든 이름을 부르면 득달같이 달려온다

 

 

 

부추밭에 꽃대가 올라온다

무더운 여름 무탈하게 지내던 녀석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부추꽃 참 소박하고 예쁘게 생겼는데~ 향기가... 부추 향이 난다 ㅎㅎ 

 

 

 

 

두 번째 고추를 수확한다

고추를 따다가 평상 위에 널고 검정 비닐을 덮어 숙성을 시킨다

 

 

 

이제 곧 안녕을 고할 채송화들은 아기자기

앙증맞은 모습으로 제철을 보내고 있다

 

 

 

곧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나기 시작하면 내년에나 얼굴을 볼 수 있을 녀석들

많이 많이 봐 둬야... 내년까지 기다림이 길지 않을 테니

 

 

치열하고 덮지만, 풍경은 평화로운 8월 중순의 시골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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