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이 : 살구 미인금 키우기

 

지인에게서 선물을 받았다

나는 본디 역동적인 성장을 하고 예쁜 꽃을 피우는 식물을 좋아한다

그리하여 집에 들인 식물들은 죄다 꽃을 피우고

덩치도 무척이나 커지는 녀석들이다

나와는 반대로 나의 벗은 다육이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수백 개의 다육이를 키우는 그녀가 선물한 살구 미인금

 

자구를 분리해 키워 두 송이를 심어서 주었다

 

 

 

다육이를 키우는 그녀는 한 걱정이 늘어지며

절대 2주 동안 물을 주지 말라 신신당부를 했다

 

 

물 주지 말라니 주지 말아야지 싶어 잘 참고 지냈다

 

 

 

선물 받고 며칠이 지나 나의 벗은 말했다

다육이는 햇빛을 보고 추운 데서 커야 짱짱하고 예쁘게 자란다고

더구나 살구 미인금은 햇빛을 많이 받으면 예쁘게 물이 든다 했다

 

그렇다면 우리 야외로 나가보자!!

 

 

 

바닷가 앞인 우리 동네는 아침 기온이 뚝뚝 떨어지는 중이다

영상 3~5도 사이로 떨어졌는데

그 정도 날씨는 괜찮다며 밖에 내놓으라는 얘기에 충실하게 밖에 놓았다

 

 

 

토동토동 귀여운 매력쟁이 아가씨인데

이런 아래쪽 잎들이 너무 쭈글거린다

 

 

 

어라... 이 정도면 심각한데??

 

 

 

 

다육이는 쭈글 해지면 물 주는 거라며??

용기를 내어 물을 주었다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푹 담그지 않고 살짝 흘려서 물을 주었다

 

 

 

 

나는 못참것다...

쪼글한 너의 잎을...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물을 주고야 말았다

다육이를 사랑하는 벗에게 고해성사하듯이 말했다

아니~~~

아침에 보니까 잎이 쭈글거리다 못해 애가 죽을 지경이라서 물 줬어

라고 말했더니

뿌리 잘라서 넣어서 물 주면 물러서 죽을 수도 있다는 대답이 돌아옴

어떡하지

 

 

 

얘 죽으면 어떡하나 매일 아침 나가서 확인을 했는데

다행히도 잘 살고 있다 ㅎㅎ

야외에서 며칠이 지나고 보니 물이 든다

 

 

 

가운데부터 분홍빛이 번지기 시작했다

 

 

 

 

또 며칠이 지나고

첫서리가 내린 날 아침 모습

아주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다

 

 

쭈글한 잎들은 펴지지를 않아 애를 태우다가

벗에게 물으니 하입이 지는 거라며 괜찮다고 한다

 

 

 

아래쪽 잎에도 분홍빛이 살며시 스몄다

 

 

내가 키우는 꽃이 피는 큰 식물들과는 다르지만

살구 미인금이란 다육이가 가진 매력이 있다

 

 

 

다육이를 잘 모르는 나도

조금씩 다육이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들어준 살구 미인금

살금살금, 시나브로 분홍빛이 번지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